우크라 디폴트 위기… 외환보유액 10년 만의 최저치

입력 2014-12-08 20:17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였다.

러시아 일간 ‘니자비시마야 가제타’(독립신문) 등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한 달 동안 20%나 줄어 99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지난 1998년 수준보다 낮은 것이다. 당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120억 달러 수준이었다.

한 달 전 125억 달러였던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일 기준으로 최근 10년 동안의 최저치인 99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가 채무는 벌써 1조 흐리브냐(우크라이나 통화 단위, 650억 달러)에 이르렀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관이지만 IMF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의 외화를 지원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IMF가 앞서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17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으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최소 200억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IMF는 9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내년에 심각한 후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경제 전문지 베도모스티는 “비관적 전망에 따를 경우 2015년 우크라이나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4.3%, 인플레율은 13.4%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관적으로 봐도 마이너스 2.4% 성장과 11.5%의 인플레율을 예상했다.

러시아 국민경제아카데미 금융학부 세르게이 울류카예프 교수는 “우크라이나 경제는 이미 사실상 디폴트 상황”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벌써 주민들에 대한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돈을 빌려준 러시아 은행들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