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공감할 감성을 팝니다” 고객 관심과 참여 유인하는 문화마케팅 대박 행진

입력 2014-12-08 19:17

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개장을 앞두고 인근 지역에서 싱크홀과 지하동공 등이 발견되며 안전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 등이 조사를 통해 제2롯데월드와 주변 싱크홀과는 직접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몰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

롯데는 180도 발상의 전환을 했다. 안전문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대신 롯데월드몰은 개장과 함께 인근 석촌호수에 거대한 고무오리 ‘러버덕(Rubber duck)’을 띄웠다. 러버덕은 10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달간 전시됐는데, 관람객만 무려 500만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또 이 기간 동안 롯데월드몰 에비뉴엘 6층 아트홀 방문객만 7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간접적 홍보 효과도 톡톡히 거뒀다. 러버덕이 뿌린 숱한 이야깃거리에 묻혀 롯데월드몰과 관련된 각종 안전논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한 기업의 ‘감성 마케팅’이 뜨고 있다.

삼성그룹이 자체 제작해 배포한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도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 소셜미디어 채널과 네이버, 다음,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최고의 미래는 가수지망생인 ‘최고’와 삼성의 신입사원인 ‘미래’가 우연한 계기로 하우스 셰어링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5부작 웹드라마다. 삼성은 8일 최고의 미래가 지난 1일 기준 누적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2030세대에게 기업의 진정성을 전하고 생각을 나누자는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재미를 주는 스토리물을 매개로 기업의 인재상이나 비즈니스, 사내 모습 등을 소개하고 드라마를 본 네티즌들이 자연스럽게 기업에 긍정적이고 친근한 감정을 갖게 하자는 전략이다. 실제 드라마 주인공을 통해 삼성의 ‘지역전문가’ 제도와 삼성전자의 수원 사업장,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의 생생한 모습을 소개해 ‘젊은 삼성’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SK텔레콤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지난 9월 도입한 ‘100년의 편지’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십 년 이상 먼 미래 시점으로 모바일 편지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한 이 서비스는 지난 2일 기준 앱 다운로드 50만건, 가입회원 23만명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들 호응이 뜨겁다. SK텔레콤은 “사회가 점차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면서 단절되는 인간관계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에 착안했다”며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