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아 김기태 감독] “기초 튼튼한 비전 있는 팀 만들것”

입력 2014-12-08 19:12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KIA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감독으로서 지금보다는 나은 팀을 만드시 만들겠습니다.”

2년 연속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8위에 그친 KIA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안치홍, 김선빈의 군 입대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하지만 KIA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기태 감독은 “우리 팀에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며 “내부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팀, 앞으로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야구계에서는 내년 시즌 KIA를 롯데, KT와 함께 3약 후보로 꼽고 있다.

“최근 류중일 삼성 감독을 만났는데 나를 불쌍하게 보더라. 아무래도 감독이라면 전력이 튼튼한 팀을 맡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선수가 없다는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팀이 보유한 자원 안에서 최대 효과를 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할인 것 같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KIA가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팬들의 우려가 크다. 특히 주전들이 빠져나간 센터라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궁금하다.

“시즌이 끝난 후 1.5군과 2군을 대상으로 한 마무리 캠프에서 가능성 있는 친구들을 발견했다. 그동안 음지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기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기회를 주고 싶다. 팀 내 육성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릴지도 모르겠다. 다만 부상 선수들이 내년 시즌에 맞춰 제대로 복귀하면 어느 정도는 퍼즐이 맞춰질 것 같다.”

-이대형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져 KT로 이적한 뒤 김 감독과의 불화설도 제기됐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아니다. 대형이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얘기 하지 않겠다. 대형이도 LG 시절 내가 선수들에게 (돕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잘 알 것이다.”

-LG 사령탑을 맡았을 때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부활했다. KIA에도 최희섭 등 1군에서 밀리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는데.

“베테랑 선수들이 오래 오래 현역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노고에 대한 예우는 당연하다. 하지만 포지션 경쟁은 별개의 문제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 아닌가. 선수들 스스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추진하다 잔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양현종의 해외 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자칫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어서 그동안 가만히 있었다. 무엇보다 현종이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팀과 조직을 먼저 생각하라는 선수가 돼 달라는 것이다. 실력이 뛰어나도 팀을 위하지 않는 선수에게는 기회를 줄 수 없다. 야구야말로 선수들 자신이 가장 잘 하고, 좋아하는 것 아닌가. 각자 목표의식을 갖고 자율적으로 훈련하길 바란다.”

-KIA가 내년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을까.

“감독이라면 팬들에게 목표가 4강 또는 우승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의례적인 답변일 뿐이다. 게다가 나는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단에 대한 분석도 다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생각뿐이다.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에야 팀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