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스타 대거 해외진출 속 국내 골프 위기감

입력 2014-12-08 21:11
세계 3대 투어라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비상이 걸렸다. KLPGA 투어를 이끌고 가던 스타급 선수들이 내년에 대거 미국과 일본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던 KLPGA 투어가 활력을 잃고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자격시험인 퀄리파잉스쿨(Q스쿨) 최종전에서 KLPGA 통산 6승의 장하나(22·비씨카드)와 5승 김세영(21·미래에셋)이 공동 6위에 올라 2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도 LPGA 풀시드권을 따냈다. 아직 KLPGA 우승이 없는 박주영(24·호반건설)도 공동 11위로 합격통지서를 받아들고 언니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과 함께 LPGA를 누비게 됐다.

앞서 올해 각각 5승과 3승을 올린 김효주(19·롯데)와 백규정(19·CJ오쇼핑)도 LPGA 투어대회 에비앙챔피언십과 하나·외환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 내년도 풀시드권을 받아놨다. 김효주는 올 시즌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 4관왕을 차지한 KLPGA의 대표 아이콘이다. 백규정은 LPGA 신인왕에 오른 스타선수다. KLPGA 투어에서 8승을 수확한 김하늘(26·비씨카드)도 지난 6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Q스쿨을 통과해 일본 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박주영을 제외하고는 올 시즌 KLPGA 상금 순위 톱10에 든 선수 5명이 한꺼번에 해외로 나가면서 흥행 차질은 물론 내년도 여자 골프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랭킹 2~4위인 허윤경(24·SBI저축은행), 이정민(22·비씨카드), 전인지(20·하이트진로) ‘3인방’의 각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백규정과 막판까지 신인왕 레이스를 펼쳤던 김민선(19·CJ오쇼핑), 고진영(19·넵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KLPGA 김경자 전무는 “스타선수들이 한꺼번에 이탈해 당혹스럽긴 하지만 국내에 남은 선수들의 상품성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과거 신지애가 LPGA에 진출할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KLPGA는 더욱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효주의 경우 올해 우승한 5개 대회와 스폰서 대회 등 7~8개 국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고 백규정도 디펜딩챔피언으로 참가할 3개 대회와 다수의 국내 대회 출전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투어에 나설 김하늘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KLPGA 투어도 병행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호주교포 이민지(18)는 앨리슨 리(미국)와 함께 Q스쿨을 공동 1위로 통과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