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최초 제보자’ 박동열 누구인가

입력 2014-12-08 17:46
검찰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건의 최초 제보자로 파악한 박동열(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비(非)고시 출신’이다. 그럼에도 서울지방국세청 감사관, 국세청 세원정보과장, 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등을 거쳐 지방청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최측근이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세무당국 고위 관계자는 8일 박 전 청장을 가리켜 “조사국에 오래 있으면서 쌓은 정보력과 인맥이 상당한 마당발”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청장의 정보력이 출신지(대구·경북)에서 나왔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해 경찰 쪽 인맥이 두터웠고, 이 과정에서 같은 TK 출신인 박관천(48) 경정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건에서 정윤회(59)씨와 정기적으로 어울리는 것처럼 묘사된 청와대 관계자들 중에도 TK 출신이 있다.

박 전 청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대전청장 재직 시절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투서가 접수돼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를 받던 그가 국세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될 때는 국세청 안팎에서 ‘TK의 약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조사 결과는 무혐의였다. 그는 2011년 6월 명예퇴임식에서 “정든 국세청을 떠나는 이 순간, 하나만을 말하고자 한다”며 “동료를 사랑하라. 근거 없는 비방이나 비난은 절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세무당국 일각에서는 박 전 청장이 공직을 떠난 지 오래돼 청와대 내부 사정을 알기는 어렵지 않았겠냐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박 전 청장은 지난 3월 KT&G와 롯데쇼핑의 사외이사로 각각 취임하는 등 시들지 않은 파워를 과시했다. 당시 시민사회에서는 전직 국세청 간부가 대기업의 방패막이로 동원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는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동문 활동에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서울 서초구에서 세무법인 회장 겸 대표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이경원 선정수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