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실제 ‘비밀회동’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나섰다.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문건 유출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관련 문건의 제보자로 알려진 지방국세청장 출신 박모(61)씨를 8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대질심문을 벌일 계획이다.
검찰이 대질심문을 벌인다는 것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기 때문인 것으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문건 작성자인 박 경정을 재소환해 문건 작성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유출 과정 등을 추가 조사하는 한편 박 경정에게 정씨와 청와대 10인의 회동설을 처음 언급한 박씨를 함께 불렀다.
검찰은 박 경정이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작성할 때 정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의 모임을 실제 목격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그간 제보자를 찾는 데 주력해왔다.
박 경정에게 ‘비밀 회동’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D지방국세청장을 지내는 등 국세청에서 요직을 거친 뒤 현재는 세무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박씨는 이른바 ‘십상시’ 모임의 멤버로 알려진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 일부와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경정과는 총리실 파견 근무 당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동향이다.
검찰은 모임이 있었다는 강남의 중식당 JS가든의 예약, 결제 내역 등을 통해 박씨가 실제 모임에 참석하거나 현장을 목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박 경정에게 관련 내용을 제보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문건 내용에 대한 제보와 관련해 박씨와 박 경정 간 진술이 상당 부분 엇갈려 검찰은 두 사람을 대질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박씨 외에 일부 언론에서 제보자로 거론됐던 기업인 K씨 등은 실제로는 제보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또 정윤회씨를 10일 오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모임의 실체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미 정씨와 청와대 핵심 3인 비서관 등 ‘십상시’로 거론된 청와대 비서진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내역 등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선 기지국 위치 내역 등을 분석해 JS가든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모임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살펴보는 등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또 정씨가 박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문건 작성 경위를 따졌을 때 박 경정이 ‘위에서 지시한 대로 타이핑만 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확인할 방침이다. 문동성 기자
前 지방국세청장과 박관천 경정 대질심문
입력 2014-12-08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