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박대통령과 여당 향해 수위 높여 맹공

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공격하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대여(對與)공세 수위를 높였다. 당 지도부 전원이 돌아가면서 청와대 회동을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특히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상황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은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라고 강력 반발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은)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럽고, 잘못된 만남”이라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표명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선개입이 현재 문제의 핵심”이라며 “유야무야 끝내려 한다든지,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줘서 끝내려한다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고 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정윤회 게이트’를 대통령이 검찰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직접 ‘이 사건은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2년 만에 대통령 주변에 패거리와 밀실, 그리고 권력암투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데도 애써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더 나아가 “읍참마속 하듯 ‘읍참회문’해야 한다”며 “정윤회와 문고리 권력 (3인방) 그리고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을 사퇴시켜야만 검찰 수사는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고, 수사결과를 국민은 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대통령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보고서를 찌라시라 했는데, 이는 누워서 침뱉기다. (문서를 작성한 것은) 남이 아닌 대통령의 비서들”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감찰보고서를 찌라시 취급할 바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새누리당을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이런 난국일수록 집권여당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당청 회동 결과는 정말 실망스럽다”며 “왜 언론과 국민이 새누리당을 ‘청와대 하청 정당’이라 비웃는지 한번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군사독재 시절에나 썼던 ‘각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칭송했다고 한다”며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이승만 정권시절로 돌아간 것은 아닌지 참으로 민망한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