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파격 행보가 연일 화제다. 이번엔 인사혁신처 공무원들 사이에 그의 ‘칼퇴근(정시 퇴근)’이 회자되고 있다.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 대부분이 야근을 ‘밥 먹기’처럼 하는 상황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근무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 처장은 매일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출근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7년 삼성맨’이란 타이틀 때문에 대다수 공무원들이 ‘워크홀릭(일벌레)’을 떠올렸지만 의외의 행보다. 혁신처 관계자는 8일 “퇴근을 제때 하되 그만큼 근무시간에 업무 집중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메시지로 보는 게 정확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부하 직원들에게도 장시간 근무보다 업무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지난달 취임 직후 이 처장의 집무실에는 ‘D-100’이라고 적힌 팻말이 내걸렸다. 본인이 직원 워크숍에서 밝혔던 “출범 100일 뒤 정부 인사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한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직사회 혁신 등 현안을 100일 뒤 성과로 보이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벌써 팻말은 ‘D-85’로 바뀌었다.
마치 선글라스를 낀 듯한 이 처장의 색상 안경도 튀어 보인다. 보통 정부부처 수장들이 쓰는 금테 안경 대신 검정색과 갈색 뿔테 안경을 그날의 일정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쓴다고 한다.
이 처장의 파격 행보에 젊은 공무원들은 ‘최고’를 외친다. 직원들과의 도시락미팅, 연가보상비 폐지, 케이블채널 드라마 ‘미생’ 언급 등이 그동안 ‘틀에 박혀 있던’ 공직사회의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직사회가 진짜 바뀔지는 두고볼 일이라는 다소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일례로 이달 초 혁신처는 이 처장이 ‘2014 공직박람회’ 행사에 참석하자 수습 사무관 전원 동원령을 내렸다. 수장이 가는 자리니 수습들로라도 자리를 메우겠다는 의도였다. 파격 행보가 이 처장 개인의 ‘원맨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여의나루]이근면 파격 행보-이번엔 칼퇴근이다
입력 2014-12-08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