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후진시키고 사무장을 내리게 한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동에 후폭풍이 거세다.
네티즌들은 “비행기서 내린 사무장의 마음은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관련법 위반 검토에 나섰다.
비행기에서 내려야만 했던 사무장에 대한 걱정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오너라고 승무원을 하인 부리듯 하면 어떡하나” “사무장도 한 가정의 가장이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이번 일로 사무장이 회사에서 짤리는 것 아닌가” “자살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많은 네티즌들이 박탈감을 호소했다. 한 네티즌은 “외국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갑질이라도 않았으면 좋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노비가 아닐까? 조선시대에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토부도 관련법 검토에 나섰다. 8일 국토부 이광희 운항안전과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항공보안과와 협의해 관련 법 위반 여부와 정도, 동기 등에 대해 항공 감독관들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안에서 폭언이나 고성방가를 해서는 안 된다. 또 항공법에 따르면 기장은 승무원과 승객을 지휘·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출항 중인 항공기를 멈춰 세운 것은 항공사의 부사장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는 “아무리 해당 항공사의 부사장이라고 해도 일단 항공기에 탔을 때는 승객으로 봐야 한다. 운항 중인 항공기 안에는 오직 승무원과 승객이 있을 뿐이고, 승무원과 승객은 관련 법에 따른 의무 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의 장녀인 조씨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에 탑승했다. 승무원은 다른 일등석 승객들에게 하듯이 조씨에게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의 일종)을 건네며 “드시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조씨는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면서 갑자기 승무원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무장이 서비스 매뉴얼을 보여주려고 태블릿PC를 들고 왔지만 조 부사장의 고함에 놀라서인지 태블릿PC 암호를 풀지 못했다. 조씨는 승무원 대신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쳤다. 활주로를 향하던 비행기는 후진했고, 사무장은 비행기에서 내려야만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우리가 노예냐?” 조현아 갑질에 강한 박탈감…네티즌 분노
입력 2014-12-08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