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백질 이상이 섬유근육통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한 섬유근육통의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은 신경외과 정천기(사진) 교수팀이 섬유근육통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MRI 확산텐서’ 기법으로 촬영한 여성 섬유근육통 환자 19명의 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발했다.
확산텐서영상이란 뇌에 존재하는 물 분자의 확산을 측정함으로써 뇌 구조물, 특히 백질을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또 섬유근육통은 만성 전신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 인구의 2~4%에게서 나타난다. 주로 여성에게서 발병하며 통증과 함께 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고통스럽지만 발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가 뒤늦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결과 섬유근육통 환자는 나이와 성별이 동일한 정상 대조군(21명)과 비교해, 백질의 연결성이 감소해 있었다.
백질은 신경세포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신경 연결 통로로, 이번에 나타난 연결성 감소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뇌들보)에서 발견됐다.
또 하나 이번 연구에서 밝힌 흥미로운 점은 백질의 연결성 감소는 섬유 근육통 환자의 통증과도 관련이 있었다.
섬유근육통 환자를 통증 평가 척도(Short-Form McGill Pain Questionnaire)로 평가한 결과 환자의 주관적 통증 정도와 백질의 연결성 감소 간 유의한 상관성이 확인됐다.
정천기 교수는 “섬유근육통의 높은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다”며 “이번 연구는 섬유근육통 초기의 뇌 내 변화 양상을 제시함으로써 질환의 뇌 기전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류머티즘 분야 국제 학술지 ‘아쓰리티스 앤드 류머톨로지(Arthritis & Rheumat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원인불명 ‘섬유근육통’ 중요 단서 찾았다…서울대병원 정천기 교수팀, 뇌 영상 분석해 밝혀
입력 2014-12-08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