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기사화했다가 일본 우익들의 협박에 시달려온 전직 아사히신문 기자 우에무라 다카시(56)씨는 “자유주의를 무너뜨리려 하는 폭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인 1991년 한국인 군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기사화한 우에무라는 8일 보도된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군위안부 관련 기사를 날조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아사히에서 퇴사한 뒤 월 수만엔(수십만 원)의 시간강사 급료와 퇴직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우에무라는 고교생 딸 덕에 이 같은 상황을 버텨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우익들은 그의 군위안부 관련 기사가 허위라고 주장하며 그를 매국노라고 비판했고, 심지어 “자살하게 만들겠다”는 글과 함께 고등학생 딸의 사진과 실명, 주소 등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에 대해 우에무라씨는 딸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도 “못생기게 나온 나온 사진이 공개돼 괜히 약이 오른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 자신도 용기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며 자신을 고용한 대학을 응원하는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로부터도 격려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에무라씨는 조만간 자신의 군위안부 관련 기사를 비판해온 월간지에 자신의 수기를 발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베의 한 여자대학은 우에무라씨를 교수로 내정했다가 우익들의 항의 전화와 메일이 쇄도하자 지난 3월 교수 채용 계약을 해지했다. 또 그를 시간강사로 채용한 홋카이도의 호쿠세이가쿠엔대는 폭탄 테러를 예고하는 등의 협박이 이어지자 내년도에 우에무라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아사히가 지난 8월 초 특집 기사를 통해, 제주도에서 여성 다수를 위안부로 강제연행했다고 밝혔던 요시다 세이지(2000년 작고)씨의 증언을 뒷받침할 만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자사의 관련 기사 10여 건을 취소한 이후 우에무라 씨에 대한 협박은 가중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일본군 위안부 보도 前 아사히 기자 “폭력에 굴하지 않겠다”
입력 2014-12-08 14:51 수정 2014-12-08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