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이냐, 희망이냐?” 청와대 진돗개 최고 실세 두고 권력 다툼

입력 2014-12-08 13:34 수정 2014-12-08 14:46
사진=국민DB, 서울 종로구 이모씨 제공

대한민국 최고 실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진돗개다.

8일 네티즌들 사이에서 “청와대에 있는 진돗개 ‘희망’이와 ‘새롬’이 가운데 누가 실세냐”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 오찬에서 “청와대 실세는 진돗개”라는 발언을 한 이후다.

청와대에는 진돗개 두 마리가 있다. 박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에서 청와대에 입성할 때 이웃주민에게 선물 받은 희망이와 새롬이다.

서울 종로구청장이 발급한 동물등록증에 따르면 희망이는 흰색의 수컷 진돗개다. 생년월일은 2012년 12월 5일이다. 새롬이는 흰색의 암컷 진돗개다. 생년월일은 2012년 12월 22일로 희망이보다 아래다.

한 네티즌이 “대한민국은 장유유서(長幼有序·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다는 뜻)를 지키는 나라다. 나이로는 희망이가 위니, 희망이가 실세”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다른 네티즌이 “언론에는 암컷인 새롬이가 더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새롬이가 더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맞서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반려견의 ‘견(犬)권’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며 반려견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강아지의 인권인 견권이 중요해진다는 입장이다. 다음 대선의 주요 이슈가 견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며 희망이와 새롬이 둘 중 하나가 다음 정권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새롬이와 희망이 모두 실세가 아니라는 일부 관측도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애완견 출국 서류 미비로 하루 늦게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한국에 입국한 일에 비하면 새롬이와 희망이는 정국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정윤회씨는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는 쓸모없어 삶아 먹는다는 뜻)의 사냥개가 돼 스스로 숨어 지내는 사람”이라며 “이제는 진돗개가 돼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