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중 피해 여성에 인종차별 발언 英판사 사퇴

입력 2014-12-08 14:05
사진은 영국고등법원=위키백과

재판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에 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영국 판사가 사임했다.

영국 프레스턴의 지방법원 판사이자 이민판사인 리처드 홀링워스는 지난 10월 30일 법정에서 심리를 하던 중 학대사건 피해 여성 데파 파텔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물의가 일자 판사직에서 물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민자의 수용과 추방 여부 등을 결정하는 이민판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홀링워스는 파텔이 전 남자친구에게 학대당한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리려고 피해자 출석을 요구했다가 나타나지 않자 “파텔이라는 성과 인종 배경을 감안할 때 휴가도 못 낼 만큼 변변치 않은 직장에서 일하는 게 틀림없다”면서 “고작 해야 골목 상점이나 주류 판매점 정도일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레이철 파커 검사는 홀링워스의 발언 직후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영국 검찰은 홀링워스의 발언에 대해 법원에 항의했으며, 이 사실은 지난달 27일 상급 법원인 잉글랜드 웨일스 지방법원에 공식 통보됐다. 홀링워스는 당일 지방법원 판사직을 사임했다.

파텔은 “나는 영국에서 나고 자라 대학까지 다녔다”면서 “법적 판단을 내리고, 사람들의 자유 여부를 결정하는 판사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다. 이민판사직도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