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이 암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저소득층의 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이 암에 더 잘 걸린다기보다 건강검진 등으로 암을 일찍 발견하는 경우가 저소득층보다 많기 때문이다. 고소득층 암 환자가 저소득층 암 환자보다 오래 살고, 저소득층 암 환자 중에 진료비 부담 탓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올해 상위 20대 암으로 병원을 찾은 ‘소득 상위 10% 계층’(고소득층)은 24만7247명으로 ‘소득 하위 10% 계층’(저소득층) 11만534명보다 2.2배 많았다고 8일 밝혔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많이 걸린 암은 전립선암·방광암·갑상샘암·췌장암·비호지킨림프종·담낭암·담도암·피부암·위암 등이었다.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많이 걸린 암은 자궁경부암·백혈병·뇌암·난소암 등이었다. 소득계층과 상관없이 암으로 진료 받은 환자 4명 중 1명 꼴로 갑상샘암 환자였다. 감상샘암에 이어 고소득층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순으로 환자가 많았고 저소득층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 폐암 순이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 놓은 ‘우리나라 건강형평성 현황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암 환자의 1·3·5년 생존율 모두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높았다. 소득 상위 20% 여성 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2011년 기준으로 77.37%, 3년 65.72%, 5년 60.81%였다. 반면 하위 20% 여성 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71.02%, 3년 57.14%, 5년 52.35%였다. 1년 생존율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생존율 격차가 10% 포인트 가까이 벌어진다.
남성의 경우 소득 계층별 생존율 격차가 더 크다. 소득 상위 20% 남성 암 환자의 생존율은 1년 61.94%, 3년 43.42%, 5년 37.84%다. 이에 비해 하위 20% 남성 암 환자 생존율은 1년 47.25%, 3년 29.10%, 5년 24.04%에 그친다.
이런 차이는 저소득층은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1년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계층 ‘하’의 치료 중도 포기율은 21.2%로 ‘상’의 15.5%보다 많았다. 소득계층 ‘하’에 속하는 암 환자들 3명 중 1명(29.9%)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다. 소득계층 ‘상’인 암 환자들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경우는 6.2% 뿐이었다.
김 의원은 “저소득층 암 환자는 고소득층보다 생존율이 떨어지는 만큼 암에 대한 위험부담은 더 크다”며 “저소득층의 암 조기 진단과 보장성 강화에 관심을 갖고, 암을 유발하는 주거환경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고소득층 암 입원환자, 저소득층의 2배?조기검진율 차이에 치료 포기자 많아 격차
입력 2014-12-08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