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 논문 인용해 ‘北 어뢰공격’ 재차 부인

입력 2014-12-08 13:16
국민일보DB

북한이 최근 남한 과학자가 발표한 ‘천안함 잠수함 충돌설’ 논문을 인용해 천안함(사진) 피격사건과 북측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신문은 8일 ‘천안함은 잠수함과 충돌하였다’라는 기사에서 “천안함이 ‘북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나발(억측)이 무근거한 날조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사건 당시 백령도에서 기록된 지진파의 주파수 스펙트럼이 대형 잠수함의 고유진동주파수와 일치했다는 논문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신문이 인용한 논문은 경성대 김황수 명예교수(물리학)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머로 카레스타 연구원(기계공학)이 국제학술지 ‘음향학과 진동학의 진전(AAV)’ 최신호에 기고한 공동연구논문이다. 두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천안함이 113m 정도 길이의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가 지난 2일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쓴 논문”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신문은 논문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국방부가 언론에 공개한 관련 동영상을 분석해보면 함수가 조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고, 심지어 거슬러 가기도 했고, 200° 가까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한 사실도 있다고 했다.

천안함의 함수가 자체 기동이 가능한 어느 한 함체에 실려 이리저리 표류했음을 입증해준다는 눈문의 주장을 그대로 차용했다. 천안함과 충돌한 잠수함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채 다른 곳으로 이동됐을 것이라는 추론 역시 인용했다.

신문은 논문을 근거로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북의 어뢰공격’ 때문이라는 우리 정부 주장에 대해 “완전히 비과학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피력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을 북한과 연관시키는 태도가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모는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은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면 우리 측이 가하고 있는 제재를 풀 수 있다는 최근 남한의 유화 제스처에 반하는 것이다. 통일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각종 대북 경협을 동결한 ‘5·24 조치’의 해제 조건으로 ‘사과 및 재발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내걸고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