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불곰. 두 맹수끼리 싸우면….
경남 진주의 한 동물원에선 곰에게 공격당한 사자가 다음날 죽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8일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0분쯤 진양호동물원에서 수컷 불곰이 암 사자를 공격했다. 이 동물원은 곰과 사자를 쇠창살로 분리된 우리에 사육하고 있었는데데 곰이 평소 잠겨져 있던 철문의 자물쇠를 부수고 사자 사육장으로 들어간 것. 자물쇠는 녹이 많이 슬어 불곰이 수차례 힘껏 밀치자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사육사는 사자에 마취제를 쏘아 두 동물을 떼어놓은 뒤 격리시켰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출근한 사육사는 사자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자를 부검한 수의사는 노화로 인한 자연사로 결론을 내렸다. 사육사 역시 “사자 어깨에 털이 좀 빠진 것 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고 퇴근할 때까지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목격자는 “곰과 사자를 떼어놓은 직후 사자의 얼굴과 몸은 피범벅이었고 우리 바닥에도 피가 흥건했다”고 전했다.
사자를 공격한 불곰은 열두 살로 사람으로 치면 30대, 스무 살인 사자는 70대에 해당한다. 몸무게는 곰이 200㎏, 사자는 100㎏가량이었다.
만약 불곰이 사자 우리가 아닌 외부로 통하는 문을 부쉈다면 아찔한 상황이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동물원 한가족 불곰의 사자 습격 사건
입력 2014-12-08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