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증 치료 시 마른기침 부작용 해소법 찾아내…삼성서울병원 연구팀, 부작용 최소화 등 성과

입력 2014-12-08 10:11

치명적인 급성 심근경색증 치료 시 한국인 등 아시아인에게 흔한 마른기침 등 부작용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의료진이 찾아냈다.

삼성서울병원은 순환기내과 한주용(사진)·양정훈 교수팀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를 쓰면 마른기침 등 부작용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심박출량 40% 수준으로 어느 정도 심기능이 보존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 ARB를 사용하면 기존 표준치료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를 사용할 때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영국의학협회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그동안 급성 심근경색 환자 치료 시 환자의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준 뒤 ACEi계열 약물을 우선적으로 투여하는 관행을 필요에 따라선 바꿀 수도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주용·양정훈 교수팀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 53개 기관에서 등록된 ST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 환자로, 응급치료를 받고 심기능이 보존된(심박출량 40% 이상) 환자 6698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ARB계열 약물을 쓴 환자 1185명 중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근경색이 재발한 경우는 1.8%(21명)로, ACEi계열 약물을 쓴 환자군의 비율 1.7%(4564명 중 77명)와 비슷했다.

반면 이들 약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3.5%(949명 중 3.5%)가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근경색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나 ARB 또는 ACEi 계열 약물을 복용한 그룹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최근 급성심근경색 환자들 대부분이 응급치료를 받고 심기능이 보존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 부작용은 줄인 ARB계열 약물이 심근경색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대체약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이 ACEi계열 약물 사용 후 기침 등의 부작용이 많은 경우 ARB계열이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이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마련함에 따라 보다 많은 심근경색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