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저는) 겁나는 일이나 두려운 것이 없기 때문에 흔들릴 이유도 없고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여러분들한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로지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행복하게 살고, 나라가 큰 방향으로 잘 가고, 그래서 나중에 물러나서 걱정할 필요가 없이 살겠다는 그 꿈 하나로 지금 이렇게 하고 있다”며 “오로지 제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저는 그 목적 외에 개인적인 삶의 목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청와대 오찬 회동은 박근혜 대통령이 12년 만에 예산안을 법적 기일 내에 통과시킨 새누리당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예산안 통과는 오찬 회동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다.
오찬 분위기는 처음에 엄숙했으나 끝날 무렵에는 화기애애했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격정 토로=박 대통령은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결연한 각오를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오찬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마음 속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365일 마음 속에 바라고 노력하는 게 뭐가 있겠는가”라며 “여러분도 그런 저의 진심을 믿고 흔들리지 말고 한마음이 되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는데, 그것도 영원히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며 “선택을 받아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나라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하고 그래서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하게 되면 그 이상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박 대통령은 또 “어떤 경우도 흔들릴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어떤 것도 겁을 낼 필요가 없는 사람이고 오로지 그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 (생을) 마치는 날까지 그 일로 살아갈 것”이라며 “이러한 제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린다”고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선거 때가 되면 국민의 판단을, 선택을 받고자 고민을 하는데, 그것은 숙제를 안 한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라며 “평소에 하루하루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을 선거 때 당연히 국민이 선택하지, 어디를 선택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무성 대표, 청와대 홍보라인 질타=박 대통령은 오찬을 갖기에 앞선 이날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백악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사전 회동을 가졌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정무수석도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사전 회동에서 민감한 정국 현안을 논의하지 않고 예산안 통과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은 오전 12시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청와대 충무실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옅은 회색 재킷에 진한 회색 바지를 입고 오찬장에 나타났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도부와 예결위원 등 모두 61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24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청와대 쪽에서는 김 비서실장, 조 정무수석, 윤두현 홍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등이 나왔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인사말,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 식사, 새누리당 5명의 발언, 박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작성을 주도한 김현숙 의원을 직접 지목해 연금 개혁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박 대통령이 법에 정해진 시간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감사하다는 뜻에서 오찬을 하시는데, 너무나 당연한 일을 했는데 이렇게 (오찬) 하는 것 자체가 쑥스럽다”면서 “박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식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관련 논란에 대한 청와대 홍보실 대응 부족을 질타했다. 김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문체부 국·과장 인사조치는) 지난해 태권도협회 비리에서 시작됐는데 지금 승마협회 비리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왜 언론에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방치했느냐”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이후 참석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하윤해 전웅빈 기자 justice@kmib.co.kr
박근혜 대통령, "저는 겁나거나 두려운 것이 없다"-김무성, 청와대 홍보라인 질타
입력 2014-12-07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