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SA, 휴대전화망 해킹하려 이통사 직원 메일 감시

입력 2014-12-05 21:20
무차별 정보수집으로 논란을 불러온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휴대전화망 취약점 공략을 위해 전 세계 이동통신사 직원의 이메일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탐사보도 미디어 인터셉트와 영국 가디언 등은 NSA가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등 우방 국가들부터 적대국의 이통사까지 표적으로 삼아 통신망에 보안을 무력화하는 해킹도구 설치를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인터셉트는 전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감청활동을 폭로한 문건을 분석해 NSA가 2010년부터 ‘오로라 골드’라는 작전명으로 전 세계 휴대전화 서비스업체 관련 직원의 이메일 계정 1200개를 집중 감시했다고 밝혔다. 인터셉트는 스노든의 폭로를 최초로 보도한 글렌 그린워드 전 가디언 기자가 설립한 매체다.

NSA는 2012년 5월까지 세계 각국의 이통사 1000곳 중 700개 업체의 통신망 기술정보를 확보하고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정보기관과 공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휴대전화 감청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통신 기술표준을 관장하는 국제협의체인 GSM협회의 활동까지 감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GSM협회에는 세계 각국의 통신업체 800여곳을 포함해 삼성전자, 페이스북, 인텔 등 정보기술(IT) 분야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인터셉트는 “표적이 된 업체들의 이름은 다 알려지지 않았으나 NSA가 모든 대륙에 휴대전화 감청망을 구축한 사실이 내부 지도문건을 통해 파악됐다”고 전했다. NSA는 오로라 골드 작전의 현재 수행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