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인 경찰 또 흑인 사살… 대체 어쩌려고 이러나?

입력 2014-12-05 16:53
사진= ⓒAFPBBNews=News1

미국에서 또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앞서 비슷한 사건에 대해 뉴욕 대배심이 백인 경찰을 불기소 결정하자 시민들의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어서 불에 기름을 붙는 셈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사망한 흑인은 약병이외 다른 무기를 소지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한국시간)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피닉스 경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일 밤 피닉스에서 마약 단속 과정에서 백인 경찰관이 쏜 총을 맞고 흑인 루메인 브리스번(34)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을 쏜 경관은 누군가 자동차에서 마약을 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차 뒷좌석에서 물건을 꺼내던 브리스번을 발견하고 ‘물러서라’고 명령했지만 브리스번이 불응하고 인근 빌딩 안으로 도주했다. 이에 경관이 쫓아가 붙잡았지만 브리스번은 바지 주머니 안에 왼손을 넣은 채 저항해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것.

경찰은 이 과정에서 “경관이 브리스번의 주머니에 권총이 든 것으로 생각하고 몸싸움 도중 가슴에 두 발을 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브리스번의 옷 안에 들어있던 것은 권총이 아닌 진통제가 든 약병이었다. 그의 차 안에서는 반자동 권총과 마리화나가 든 병 하나를 발견됐다.

그러나 브리스번의 가족 측 변호인은 “경찰이 설명한 내용을 반박할만한 목격자들이 많다”며 반발했다.

변호인은 언론을 통해 “브리스번은 무장하지 않았으며 누구도 위협하지 않았다”며 “사건과 관련해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닉스에서는 이날 밤 200여명이 브리스번의 죽음에 항의하며 피닉스 경찰서로 행진하며 도로를 막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