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일개 국장이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한다”며 ‘작전지시’성 메모를 전달하다 발각되는 일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박근혜 대통령 인사 개입 관련 발언과 정윤회씨의 승마협회 개입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와중에 문체부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한다’는 메모를 전달한 것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설훈 위원장은 “공직자가 여기가 어디인데 국회에서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라 하느냐”고 호통을 쳤다. 이에 김종덕 장관이 “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설 위원장은 “건국 이래 처음 본다. 절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도 “교문위가 투우장이냐 투견장이냐”며 “장·차관의 진실한 답변을 보좌해야할 국장이 ‘진술하지 말고 은폐하라’는 취지로 작전지시를 내렸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당사자인 우 국장은 “급하게 쓰다보니 앞부분이 생략됐다”고 둘러대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써서는 안 될 표현을 썼다. 백배 사죄드려 마땅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장관은 우 국장에 대해 인사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여야 싸움으로 몰고가라는' 문체부 국장
입력 2014-12-05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