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둔화에 세금 덜 걷힌 중국… 외국인 상대 과세 혈안

입력 2014-12-05 16:29

중국 세무당국이 경제성장률 둔화로 세금 수입이 감소하자 새로운 세원 확보에 혈안이 되고 있다. 집중 타깃은 외국인과 외국 기업이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7.3%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2009년 1분기 6.6%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도 정부 목표치 7.5%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성장률 목표치도 7%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의 세금 수입 증가율은 7.4%에 머무르며 경제성장률과 같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동기 9%에 비해 1.6%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 국가세무총국의 올해 세수 증가율 목표치가 7.5%라고 보도했다.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국 기업을 공략하는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다국적기업들의 탈세와 조세회피가 늘고 있는 만큼 각 지방 세무총국이 세금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탈세 혐의로 미국 다국적 기업에 8억4000만 위안(약 151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최대 규모 탈세 사례”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탈세 대상 기업을 ‘M기업’으로만 밝혔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장즈융 국가세무총국 부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세금 포탈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취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방 세무당국들은 개인 소득세 징수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 소득세는 중국 전체 세수의 6% 가량밖에 되지 않아 세무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세금을 걷어 들일 수 있는 ‘금광’이나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MS처럼 탈세기업으로 찍힌 기업의 직원들이 집중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직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금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와 함께 중국 내 고소득자에 대해서도 임금 이외의 투자 소득 등에 대해 과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