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24시]평양 택시 홀짝제힌다...평양에만 택시 1500대

입력 2014-12-05 14:31

북한이 평양에서 택시수가 증가하자 ‘홀짝 운행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당국의 외국산 담배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한 반발기류가 확산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평양 거리에서 운행되는 택시에 대해 제한적으로 홀짝 운행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부터 차량 번호가 홀수로 끝나는 택시는 홀수 날에만, 짝수로 끝나는 차량은 짝수 날에만 운행토록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의 한 택시기사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조치라서 우리는 그냥 따를 뿐”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고려항공이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택시 약 150대는 당국의 제한 조치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RFA는 “택시운행 규제가 실시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평양시내 증가된 교통량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양시내 도로에서 그간 관찰되지 않았던 교통 체증 현상이 종종 발견됐다는 것이다. 택시 산업이 활성화됐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2011년 집권한 뒤 택시 산업 활성화를 주문했었다. 당초 700~800대가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됐었지만, 2013년 기준으로 1500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평양 택시비는 주행거리 2㎞의 기본요금이 미화 2달러(약 2200원) 정도로 추가요금은 1㎞ 당 약 56센트(약620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터기가 부착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 택시 기사와 승객이 요금을 흥정하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한편 김 제1비서가 “외산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애국심이 모자란 행위”라고 말한 뒤 당국이 지난달 17일부터 실시 중인 외국담배 수입 차단 조치가 주민들의 강한 반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산 담배가 실제로는 중국산 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것에 불과한데, 국산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주민의 ‘애국심’만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산 담배 판매를 독려해 내수 활성화를 꾀하면서 담배 수입을 통해 외국 문물이 들어오는 것에 경계감을 피력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