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이동헌군이 올린 ‘당찬’ 소감문

입력 2014-12-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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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지역의 유일한 수학능력시험 만점자인 부산 대연고등학교 이동헌(18)군이 과열된 입시경쟁을 만든 사회 시스템을 자신의 손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군은 4일 자신의 SNS에 수능 성적표를 올리고 장문의 글을 적었다. 그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며 “수능 전날까지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부단히 자기암시를 준 결과라고 생각돼 뿌듯하다”고 운을 뗐다.

이군은 “저는 입시 제도에 불만이 많은 학생이었다”며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지내고 밤늦게까지 입시공부를 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노력은 한순간의 선택과 실수가 대학을 결정하는 수능으로 점수화될 예정이었다”며 “그렇게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한 채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다”고 적었다.

이군은 과열된 입시경쟁 문제를 지적하며 “입시의 문제는 비단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이 가진 인식의 문제, 경제적인 문제, 제도의 문제가 살인적인 대학 입시제도를 양산했으며 저는 그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우리나라의 어떠한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저는 2학년 때 제 손으로 이 시스템을 바꿔보기로 마음먹었다”며 “저에게 주어진 입시경쟁이라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꼭 우리 사회를 바꿀만한 위치에 오르리라고 마음먹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군은 수능 만점을 받은 자신이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덕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기심이나 특권 의식을 갖지 않고, 모순적인 사회를 바꿔 보고자 했던 저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삶을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세상에 던지는 출사표로 봐야할 것 같다. 저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말고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응원을 보냈다.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군은 “내년에 청년단체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