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등산을 많이 가시죠?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K사에서 250만원 하는 등산복을 출시했습니다. 10만~20만원에 파는 등산복은 많이 봤지만 200만원 넘어가는 등산복은 낯섭니다.
비싼 가격의 원인은 ‘아웃도어 블랙박스’ 기능 때문입니다. 가슴 부근의 앞주머니에 동영상과 스틸컷 모두 촬영할 수 있는 130만 화소의 블랙박스가 달려있습니다. 조난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주변 상황을 녹화할 수 있고 LED로 구현되는 모스 신호도 보낼 수 있다고 하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상시 풍력을 이용해 자가발전이 가능한 윈드터빈도 오른팔 옆에 달 수 있습니다. 간단한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합니다. 동굴에 갇혔을 때 쓰면 참 유용하겠네요.
하지만 이 제품이 직장인의 한달 월급과 맞먹는 250만원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블랙박스로 조난자 주변의 상황을 촬영해도 결국에는 휴대전화로 전송해야합니다. 어차피 휴대전화로 전송하는데, 주변 상황을 휴대전화로 찍으면 안 되느냐는 겁니다.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히말라야나 알프스, 인적이 드문 국내의 높은 산 등지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K사는 “대자연 속에서 불의의 사고로 인한 조난과 그에 따른 부상에서 적절하고 바른 대처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대자연 속에서 조난이 나면 어떡하나요? 앞으로 등산을 할 때는 무전기를 갖고 가야할 듯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온이나 통풍성 등 의류 자체의 기술은 충분히 발전돼 의류의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산 정상에서 M사 커피 맛있게 드시죠? 250만원짜리 등산복 입고 온 친구에게 커피라도 쏟으면요? 끔찍합니다. 제 월급을 물어야겠네요.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250만원 하는 등산복, 도대체 무슨 기능이 있길래?
입력 2014-12-05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