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학생 500만명 에볼라로 학교 중도포기 우려

입력 2014-12-04 17:04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아프리카 지역의 5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빠졌다. 학업 중단은 개인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 발전에도 장애가 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 학업 재개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 교육연대’(Global Business Coalition for Education)와 ‘월드스쿨’(A World at School) 등에 따르면 에볼라가 가장 극심한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대부분의 학교가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아 500만명이 학업을 중단한 상태다. 학교에 아이들이 몰리면 에볼라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당국 차원에서 휴교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수 학교가 현재 에볼라 치료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학교를 새로 열려면 청소나 방역도 해야 하고, 위생적인 급수 시설 등도 갖춰야 하는 등 비용도 만만찮게 소요될 전망이다.

학업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학업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교육연대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1년 정도 학업을 중단하면 대략 54%의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해왔다. 그 사이에 학생들이 집안일에 매여 학교를 다시 다니기 쉽지 않고, 학생들도 배움에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학교가 조혼이나 원치 않는 임신을 막아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지만 학업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점점 더 교실로 되돌아오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에볼라가 더 장기화되면 아프리카의 교육열이 식을 수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기니의 초등학교 졸업율은 61%, 라이베리아는 65%, 시에라리온은 72%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에볼라 때문에 이 수치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아프리카 아이들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들이 아프리카 교육 재건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단체들은 주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