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침몰원인은 양망(그물 올림) 과정에 높은 파도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배수구를 막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오룡호 김계환(47) 선장이 인근에 조업하던 사조산업의 69오양호 이양우 선장과의 마지막 무선교신 내용에서 드러났다.
사고대책본부는 4일 브리핑을 통해 김 선장의 마지막 무선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오룡호 김 선장은 1일 낮 12시30분쯤 다른 배에 있는 한국인 감독관에게 “어획물이 배수구를 막았고, 워낙 많은 바닷물이 제때 배수되지 않아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오후 4시쯤 구조를 요청했다. 회사의 퇴선명령도 이때 이뤄졌다. 오룡호는 빠른 속도로 가라앉아 오후 5시15분쯤 침몰했다.
오룡호와 비슷한 구조의 명태잡이 원양어선 관계자는 “20t 이상의 그물을 올리기 위해 대부분 뒷바람이 불 때 선미쪽으로 양망을 한다”며 “이 때 파도가 심하면 바닷물이 급격히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망과정에 바닷물이 유입되면 어창에 투입되던 일부 어획물이 선미 갑판 좌우에 설치된 배수구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조산업은 이날 한국인 선원 유전광(1항사·47)·정연도(갑판장·57)씨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동남아 선원 6명 등 8명의 시신을 추가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501오룡호 선원 60명 가운데 사망자는 한국인 6명 등 20명으로 늘었다. 7명은 구조됐고, 33명은 아직 실종 상태에 있다.
이날 대책위를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익을 위해 먼 바다에 나가 조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에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오룡호 침몰 원인 “바닷물이 선미 배수구 막았을 가능성 커”
입력 2014-12-04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