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이 연인과 다툰 뒤 대낮에 차를 몰고 서울 광화문 한복판을 역주행하며 달렸다. 경찰이 제지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10여분간 추격전까지 벌이다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3일 오후 2시5분쯤 세종대로 광화문사거리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A씨(32·여)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폭스바겐 비틀 차량을 몰고 광화문에서 시청 방향으로 질주하다 갑자기 우회전해 세종로파출소 인근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했다. 이어 코리아나 호텔 빌딩을 지나 계속 내달렸다.
세종대로에서 이를 목격한 경찰은 추격을 시작해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 앞에서 다른 차에 막혀 멈춘 A씨 차량을 발견했다. A씨는 차에서 내리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했고 차창을 내리지도 않았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차량은 1m 간격으로 늘어서 있던 인도 경계석 6개를 잇따라 부수고 대한성공회 교회 담벼락을 들이받기도 했다.
경찰은 멈춘 차량의 운전석 유리창을 삼단봉으로 깬 뒤 A씨를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유리 파편에 얼굴을 맞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검거 직후 “차 안에서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고 남자친구를 내려준 뒤 혼자 복잡한 심경에 운전을 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남대문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A씨가 정신적으로 혼란을 호소해 일단 귀가시켰고 추후 조사를 통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연인과 다툰 30대女, 세종대로 광란의 질주
입력 2014-12-03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