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을 해임한 뒤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라피드 장관과 리브니 장관은 각각 중도 성향 정당들인 예쉬 아티드당, 해트누아당(더 무브먼트)의 지도자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제1당인 리쿠드당의 연립정부 파트너들이다.
이들에 대한 해임과 총선 요구는 극우적 성향의 네타냐후 총리와 이들 중도파 연정 리더들이 최근 현안을 둘러싸고 잦은 의견 충돌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리쿠드당과 중도파 정당들은 국방비 예산 증액 및 유대인 정착촌 확장과 최근 논란이 된 ‘유대민족 국가법’ 등을 둘러싸고 강하게 대치해왔다. 중도파 정당들은 국방비 증액이나 정착촌 확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대민족 국가법은 네타냐후 총리 등 극우파가 강력히 밀어붙여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의회 의결을 앞둔 상태였다. 하지만 중도파쪽에서는 이 법이 이스라엘을 ‘유대민족만의 국가’로 규정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출신을 2등 국민화하고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리쿠드당은 지난해 1월 총선에서 31석을 얻어 제1당을 차지한 뒤 예쉬 아티드당(19석), 해트누아당(6석)과 연정을 구성했었다. 영국 BBC 방송은 네타냐후가 조기 총선을 통해 중도파가 아닌 우파 성향의 다른 당과 연정을 구성해 유대주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맞서 야당들은 범중도좌파 연정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회가 이번주 중 해산되면, 총선은 내년 3월 중순 치러지게 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스라엘 조기총선 국면, 연정파트너들 네타냐후 극우정책에 반기
입력 2014-12-03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