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박해 ‘심각’

입력 2014-12-03 11:29
ⓒAFP 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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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확산되고 있다.

코란을 훼손했다거나 태웠다는 이유로 구타와 살해 위협을 하거나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강요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크리스찬투데이와 아시아뉴스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일부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독교인들을 ‘신성모독’ 혐의를 씌워 당국에 고발하거나 ‘명예살인’을 자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란을 태웠다는 이유로 기독교인 부부를 가마에 넣어 화형 시키기도 했다().

펀자브 지방 세이쿠프라 지구에선 가정부로 일하는 28세의 임신한 기독교 여성을 벌거벗겨 거리를 걷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무슬림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 여성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여성은 정신적 충격으로 유산했다.

피해를 입은 기독교인이 법으로 호소해도 소용없다. 오히려 소송 철회를 요구하는 무슬림 군중의 폭력에 직면하게 된다. 가마에서 죽은 기독교인 부부의 가족은 소송을 취하하라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는 최근 보도했다.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된 사람들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만으로도 사형을 선고받기도 한다.

2010년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는 지난달 고등법원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아시아 비비는 즉시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영국매체 가디언은 “신성모독은 이슬람 국가에서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며 “검증되지 않은 주장으로도 사형을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키스탄 기독교협회(BPCA) 윌슨 코우드리 회장은 “기독교인에게 수치를 주려는 행동은 무슬림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에 의해 증오로 표출돼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소수민족 동맹은 살인에 대해 항의하고 무슬림의 공격으로부터 소수 민족을 보호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동맹은 뉴스레터에서 “드러나고 있는 일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파키스탄의 IS인 ‘다이시’(Daish)가 배후라는 소문도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이슬람 국가다. 1억8000만명의 인구 중 97%가 무슬림이다. 기독교인은 2.5%에 불과하다.

전재우 선임기자 jw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