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들여다봤더니...

입력 2014-12-03 09:42

지난해 기준 14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퇴직직원 모임에 매년 3000만원씩을 특별회비 명목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채가 무려 26조원에 달하는 한국도로공사 역시 주먹구구식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으로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지난 5~6월 수자원공사와 도로공사를 대상으로 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수공은 2003년부터 아무런 근거없이 퇴직자 모임 지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 지난해까지 3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수공은 부채가 급격하게 늘기 시작한 2009년 이후에도 9000만원을 해당 모임에 지원했다. 이 기간 공사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19개 기관에 협력비 명목으로 지원한 예산도 총 2억8000만원에 달했다.

수공이 2012년부터 236억원을 들여 추진중인 충남 부여와 전남 나주 일대 친수구역 조성사업도 사업 타당성 조사가 잘못 실시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관광객수를 중복으로 계산해 수요를 부풀리고, 기준보다 분양 및 대금수납 기간을 짧게 적용해 사업성을 과대평가하기도 했다.

재검토 결과 이들 사업은 실제로 사업성이 없었으며, 향후 손실 발생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도공은 신설되거나 중도에 계약이 해지된 49개 고속도로 휴게소의 운영자를 규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선정하는 대신 수의계약을 통해 2개 임시운영업체로 선정했다. 특히 이들 업체에 대해 최대 4년간 임대보증금을 원래 금액의 90% 이상인 271억원 상당 할인해주는 등 사실상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도공의 이자손실액만 20억원 상당에 달했고, 임시운영업체는 82억원 상당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