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4개월 연속 감소

입력 2014-12-03 09:09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줄었다. 당국은 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달러화 환산 금액이 줄어든 것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31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3000만 달러 줄었다고 3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하다 올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보유 외화자산 가운데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준 데 따른 것이다.

11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2%, 파운드화 가치는 1.7%, 엔화 가치는 7.3% 각각 평가 절하됐다. 이들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화로 표시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자금 유출이 발생한 영향에 따른 것이지만 최근은 달러화 환산 과정에서 보유액이 준 것으로 집계됐을 뿐이며 감소폭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외환보유액의 91.3%를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3315억3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5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인 SDR(0.9%)와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0.6%)은 각각 4000만 달러와 2000만 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예치금(5.9%)은 212억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9000만 달러 늘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 달러다.

10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3조8877억달러(9월말 기준)를 보유한 중국이다. 일본(1조2659억달러), 스위스(5233억달러), 러시아(4286억달러), 대만(4215억달러), 브라질(3758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