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56) EG그룹 회장이 청와대 문건이 유출되고 있다는 진정을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고 민정수석실이 자체 조사 후 종결한 것이 확인됐다고 세계일보가 3일 보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5월 김기춘(75) 대통령 비서실장과 당시 남재준(70) 국가정보원장에게 청와대 내부 문건이 유출되고 있다는 제보했다. 박 회장은 대통령 친인척 비위 의혹 등이 담긴 청와대 보고서가 의도적으로 외부로 유출되는 정황이 유력한 만큼 철저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박 회장 제보를 받은 김 실장은 누군가의 농간이라고 판단하고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세계일보는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5월 중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로 작성된 다량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입수한 문건에는 박 회장 주변인 관련 비위 의혹 등이 담겨 있었다. 박 회장은 청와대 보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철저하고도 은밀한’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은 당시 “박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아 국가정보원 인력이 들어가 대대적인 점검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세계일보는 덧붙였다.
그러나 입수 문건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세계일보는 “김 실장이 박 대통령 보고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당시 홍경식 민정수석에게 ‘누군가가 무고를 하고 있으니 음해 세력을 색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사정 기관 관계자는 “김 실장 지시로 민정수석실은 박 회장이 가져온 문건의 유출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에 구멍이 났다고 외쳤는데 이를 확인하지는 않고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는지 찾아내라고 한 격”이라며 “선장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배는 계속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朴대통령 동생 지만씨 5월 “靑문건 유출” 진정했지만 묵살
입력 2014-12-03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