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희 한교연 대표회장 “이단문제만 해결되면 한기총과 합칠 준비돼 있다”

입력 2014-12-02 17:39
양병희 목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정기총회에서 새 대표회장에 선출된 뒤 한교연 기를 흔들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양병희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이 2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4대 대표회장에 선출됐다.

대표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양 목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0여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교연 제4회 정기총회에서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통해 신임 대표회장에 뽑혔다.

양 신임 대표회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한교연은 불과 4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장 건강하고 복음적인 연합기구”라며 “앞으로 이름에 걸맞은 ‘연합’을 이뤄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형적인 연합과 동시에 ‘가치의 연합’ ‘사고의 연합’ ‘표현의 연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기독교에 대항하는 안티세력과 문화사조, 정치적 위협에도 적극적으로 맞서고 연합된 한목소리를 내는 한교연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계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의 통합문제와 관련, 양 목사는 전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단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한기총과 합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진정성”이라고 전제한 뒤 “그동안 이단문제로 사회법정에 소송을 일삼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의 신학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충분한 토론의 자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목사는 “현재 한기총에서 ‘선 통합 후 논의’를 주장하지만 그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진정성을 담아 한기총과 대화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양 기관 통합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교연은 이날 총회선언문에서 한국교회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갱신을 다짐했다. 한교연은 우선 “과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어 주신 넘치는 은혜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는데 바로 사용하지 못한 잘못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가 오늘날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것은 우리 모두의 자만과 불순종의 결과”라며 “서로를 보수, 진보의 잣대로 단죄함으로써 교회에 다툼과 분열이 일어나게 된 것도 분명 네가 아니라 내 잘못”이라고 반성했다. 선언문은 이어 “우리 모두는 뼈를 깎는 각오와 결단으로 스스로를 개혁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새 옷을 입고 주님의 몸을 바로 세워나가는 교회 일치, 갱신운동에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총회에서 직전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에게 공로패와 행운의 열쇠를 전달했다. 한 직전 대표회장은 이임사에서 “부족한 제가 지난 1년 동안 하나님의 은혜와 대의원들의 사랑으로 대표회장 직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며 “더욱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한교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교연은 장종현 예장백석 총회장, 전광훈 예장대신 총회장, 김정훈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직전 대표회장, 전태식 한교연 스포츠위원장,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장은화 한교연 문화예술위원장 등 6명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다음은 총회 선언문 전문

한교연 제4회 총회 선언문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한국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 하나님은 한국교회연합이 한국교회의 진정한 하나됨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온전히 사용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는 때로 희생을 감수하고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교회의 하나됨과 복음 전도, 민족과 사회를 위한 섬김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소모적인 다툼을 멀리하고, 조화와 타협,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부어주신 넘치는 은혜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는데 바로 사용하지 못한 잘못을 회개한다. 민족의 희망이요 등불이었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것은 우리 모두의 자만과 불순종의 결과이며 서로를 보수, 진보의 잣대로 단죄함으로써 교회에 다툼과 분열이 일어나게 된 것도 분명 네가 아니라 내 잘못이다.

오늘 한국교회연합 제4회 총회에 참석한 우리 모두는 뼈를 깎는 각오와 결단으로 스스로를 갱신하고 개혁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새 옷을 입고 주님의 몸을 바로 세워나가는 교회 일치, 갱신운동에 온 힘을 쏟을 것을 다짐한다.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을 굳게 붙잡고 민족 복음화와 교회의 부흥, 성장과 성숙을 우리의 책무로 삼으며,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첫째, 우리는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건강하게 세워나갈 것을 선언한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며 우리는 그 지체이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영적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선택하신 도구이다. 이 땅에 참된 소망과 진리를 선포하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날마다 부단히 새로워져야 한다.

둘째, 우리는 복음을 들고 세상을 향해 섬기고 소통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부름받은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 오신 예수님처럼 세상의 가장 낮고 천한 자리로 기꺼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순종하는 길이다.

셋째, 우리는 주님이 보여주신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데 앞장 설 것을 선언한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셨다. 화해와 용서는 주님이 십자가에서 가르쳐주신 사랑의 결정체이다. 우리는 종교와 이념, 정치적 견해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평화를 심는 사도가 되어야 한다.

주님은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거짓 영과 이단사이비로부터 목숨 걸고 교회를 지키고, 세속적이고 반신앙적인 풍조를 배격하여 바르고 건강한 신앙을 후대에 계승하는 사명자가 되어야 한다.

넷째, 우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는 교회가 될 것을 선언한다.

우리 민족이 고난과 역경 가운데 빠져있을 때 믿음의 선배들은 잠자는 백성을 영적으로 깨우는 횃불 역할을 다했다. 지금은 우리 사회에 편만한 양극화를 극복하고 가난과 질병, 불평등, 차별받는 소외계층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일어나 빛을 발해야 할 때이다. 남북이 무력 대결을 끝내고 화해와 상생의 새시대를 열어 마침내 평화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한다.

2014년 12월 2일

사단법인 한국교회연합 제4회 총회 대의원 일동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