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3인방 전화 접촉 시인

입력 2014-12-02 17:13
한겨레신문 제공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당사자인 정윤회씨가 문건 유출 이후에도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 인사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의 적극 대응까지 주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평소 정씨가 이들과 수시로 접촉해왔다는 기존 의혹을 확인시켜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씨는 1일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고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통화했다”면서 “왜 3인방과 자꾸 문제가 불거지는지 이제는 나도 다른 얘기를 좀 해야겠다. 그쪽에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한테도 ‘왜 도대체 이런 문건이 나오게 됐느냐’고 물어봤다”며 “내가 참석하지 않았어도 자기들(십상시·十常侍)끼리 모여 밥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나는 금시초문인데 혹시 그런(모인) 적 있는지 물어봤다”고 했다. 또 “나는 ‘이번에는 참지 못하겠다.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까 그쪽 3인방도 3인방이 할 수 있는 걸 하라’는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4월 수차례 전화를 걸어왔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당시 주간지에 보도된 (나의) 박지만 EG 회장 미행 의혹과 관련해 조 전 비서관과 통화를 하려 했지만 연락이 안 됐다”면서 “이 비서관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후 3인방과 접촉한(직접 만난) 사실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조 전 비서관이 지난 4월) 자기 전화를 계속 받지 않는다며 전화 좀 받아달라는 말을 전달했다는 정씨 인터뷰가 있는데 정씨 말 그대로”라고 밝혔다. 또 “그러나 (정씨와 이 비서관 간의) 만남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 당사자들은 통화내역 기록 제출을 포함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