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의 한 버스 승객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작은 체구의 두 여성이 덩치가 큰 성인 남성 3명에게 얻어맞는 장면이 담겼다. 두 여성은 구타를 당하면서도 남성의 옷을 잡아당기고 벨트로 때리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영상이 현지 TV에서 방송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인도 북부 뉴델리에서는 2012년 버스 안에서 23세 여성이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적이 있어 이 영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인 아르티(22)와 푸자(19) 자매는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남자들이 당시 학교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다가와 조롱하고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던졌다고 말했다. 자매는 이를 무시하고 승차했지만 남자들이 버스 안까지 따라 와 계속 괴롭히는 것을 참다못해 맞서서 때렸다고 설명했다. 아르티는 “한 명이 동생을 계속 만지며 희롱해서 ‘한 번 더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더니 남자가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손봐줄 여자애들이 있다’고 말했다”며 “곧 다른 남자가 올라탔다”고 말했다.
자매는 남자들과 싸우는 동안 버스 안 승객 가운데 아무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남자들이 나중에 공격하거나 염산을 던질지 모르니 자극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30일 사건 관련 남성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으며, 마노하르 랄 카타르 하리아나주 총리는 자매의 용기를 칭찬하면서 내년 1월 공화국 건국 기념일에 포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