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KIA “FA보다 집토끼 키우자” 거액 계약 거품론에 선수육성 움직임

입력 2014-12-02 17:27

프로야구 주요 구단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내부 육성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FA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양상이다.

장원준이 두산 베어스와 4년 84억원이라는 거액에 도장을 찍은 이후 FA 시장이 과열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각 구단들이 속속 지갑을 닫고 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공식적으로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이들 구단은 막대한 돈을 쓰는 대신 내부 육성을 계획 중이다. 우선 LG는 투수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2일 “선발진 공백은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겠다”면서 “궁극적으로도 구단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코리 리오단, 류제국, 유규민 등 우완 선발은 뛰어나지만, 좌완 선발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정우와 장진용, 신동훈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도 부족한 투수진 보강이 1차 목표다. 장원준 뿐만 아니라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 왔던 김사율마저 KT 위즈로 갔다. 롯데는 이상화와 홍성민, 이재곤 등 기존 투수 육성 외에 외국인 선수로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또 부상에서 복귀한 조정훈도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더 심각한 KIA도 집토끼 키우기에 돌입했다. KIA는 포수와 2루수, 3루수, 중견수 등 센터라인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통째로 빠져나갔다. 포수 차일목이 FA 시장에 나간 데다 키스톤 콤비인 김선빈과 안치홍은 동반 군 입대했다. 중견수 이대형은 KT에 특별지명으로 팔려나갔다. KIA는 포수는 이성우, 유격수에는 강한울, 외야수는 이종환 등을 키워 주축선수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구단이 FA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아직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선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외부 FA를 영입할 경우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는 부담도 있어 각 구단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선수가 아니면 계약을 꺼릴 수밖에 없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는 배영수와 송은범, 차일목, 나주환, 이재영, 이성열 등 6명이다. 3일까지 원 소속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협상하게 된다. 4일부터는 원 소속팀을 포함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들은 원 소속팀과 재계약 협상을 다시 벌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럴 경우 FA 시장에서 대우를 받지 못한 만큼 값이 깎이는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