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고위장성, 전쟁 나도 북한 위해 싸울 필요 없다

입력 2014-12-02 17:02

중국 전 고위 장성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전쟁이 나더라도 중국이 (북한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냉각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이례적인 발언이다.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왕훙광 전 인민해방군 난징 군구 부사령관(예비역 중장)이 쓴 ‘중국에는 북한을 포기해서 생기는 문제는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했다. 왕전 전 부사령관은 “중국은 이미 한반도의 정세를 좌지우지할 수 없고, 6자회담이 진행되지 않아 전쟁이 난다해도 중국이 책임을 질 수 없다”며 “전쟁을 일으킨 자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의 전제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과거의 ‘동지 관계’가 아닌 국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일반적인 국가 관계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이미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중국 북동부에 핵 오염이라는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북한의 권력세습과 주체사상을 거론하며 “북한은 이미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진영이 아니다”며 “도리를 달리하는 사람과는 서로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나라의 붕괴는 외부의 힘에 의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중국은 구세주가 아니며 북한이 붕괴된다 해도 구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왕 전 부사령관은 지난해에도 공산당 계열 잡지에 “한반도 문제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걸림돌”이라며 북한을 비판한 논문을 게재하는 등 북한 문제에 대해 강경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