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가 최근 해킹을 당해 미 FBI가 수사에 착수했다. 소니가 제작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 상당수가 온라인상에 유출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니 영화사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해커들이 지난해 한국 방송사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격에 쓰인 것과 매우 유사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가 제작해 최근 배포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퓨리’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캐머런 디아즈 주연의 ‘애니’, 그리고 ‘스틸 앨리스’, ‘미스터 터너’ 등을 해커들이 빼내 해적 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에 유포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퓨리’는 해킹 이후 지금까지 88만 회나 불법 다운로드됐다.
소니 측은 이번 유출 사건으로 연말 흥행 수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FBI는 누가 범행을 했는지 단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WSJ는 이날 이번 해킹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지난해 3월 한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사용됐던 해킹툴과 거의 똑같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크서울’로 알려진 당시 사이버 공격으로 한국 방송사와 금융기관 전산망이 마비됐으며 ATM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대변인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적대 세력이 모든 일을 우리와 연결시키고 있다. 일단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WSJ “영화 ‘인터뷰’ 제작사 소니 해킹툴 한국 공격 때와 흡사”
입력 2014-12-02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