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성택 숙청 1년’ 영향에 대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이 단기적으로 강화됐지만 불안정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표적인 친(親)중국 성향의 장성택을 처형시킴에 따라 북·중 관계는 정치·군사·경제 측면에서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지난해 12월 12일 장성택 처형 이후 1년 동안 김 제1비서의 권력은 단기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판단의 근거로는 인적개편, 권력구도, 사상교육 등 3가지 측면이 거론됐다.
인적개편에선 ‘빨치산 계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김 제1비서는 약 40일 간 잠행을 끝내자마자 친동생인 김여정, 최룡해 당 비서 등을 권력의 중심부에 포진시켰다. 반면 지난해 12월~지난 4월 1차로 부분적인 장성택 잔재 숙청을 벌였고, 8~11월에는 ‘종파분자’의 누명을 씌워 대거 처형을 단행했다. ‘유일 영도 체제’를 위해 조직지도부, 국가안전보위부 등 ‘공안’ 부처를 중심으로 권력구도도 다시 짰다. 정치교양 행사가 올해 약 10차례 실시하는 등 예년에 비해 우상화도 강화됐다.
특히 김 제1비서는 군 장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 처형 판결문에 ‘군부 동원해 정변을 획책하려 했다’는 내용을 적시했을 만큼 관리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군 수뇌부를 수시로 교체했고, 육·해·공군 장성에게 각각 사격, 수영, 비행시범을 시키는 등 충성 경쟁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안 부처에 힘이 쏠린 현상은 장기적으로 통치권의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권력기관이 김 제1비서의 역할을 대신 할 인물을 내세울 만큼 기반을 다지면 권력관계가 역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중국 관계가 약화된 것도 약점으로 거론됐다. 고위급 교류에서 정치 분야는 김정일 시대의 3분의 1로 줄었고, 매년 5∼6회 실시됐던 군사 교류는 아예 끊겼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장성택 처형 1년' 평가-단기적 '김정은 체제 강화' 장기적 '불안 잠재'
입력 2014-12-02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