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전역에 확산됐던 시위가 소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 종교지도자들이 화해와 치유를 강조하고 있다.
일요일인 30일 마이클 브라운의 가족이 다닌 교회의 칼튼 리 목사를 비롯한 흑인 목회자들이 퍼거슨시 주민들에게 갈등을 봉합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설교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난 24일 시위 도중 방화로 재직 교회가 모두 불탄 리 목사는 이날 교회 옆 주차장에서 열린 설교에서 “지금도 숨을 들이쉬면 연기 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괜찮다”면서 “불을 지른 사람을 만약 마주하더라도 그들을 껴안아주자”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위 잔해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유명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도 세인트루이스 교회 설교를 통해 “약탈자나 방화범이 시위 행렬의 젊은이를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이가 평화적인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샤프턴 목사는 “시위 참여자는 이 나라의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는 진짜 애국자들”이라면서 “신이 마이클 브라운을 통해 이 나라의 경찰의 책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신이 현 상황을 통해 이 땅을 치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리 목사의 교회 재건에 약 5만 달러, 다른 피해 상점들에 수십만 달러의 기부 서약이 몰린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로 백인 거주민이 흑인 거주민이 받는 차별 대우를 이해하게 된 측면이 있다고도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화해·치유를 이야기하는 퍼거슨 흑인 종교지도자들
입력 2014-12-0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