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외국계 은행 배당은 국부유출?경영활동?

입력 2014-12-01 17:17
배당은 국부유출인가, 주주의 권리를 위한 당연한 경영활동인가. 외국계 은행의 거액 배당금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한국SC은행이 거액의 배당금을 본사로 보내기 위해 고위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등 계획을 담은 문서가 발견됐다. 배당금은 기업이 낸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하는 것이다.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배당금과 관련해 매번 ‘국부유출’ 논란에 시달려왔다.

일단 당국은 SC은행이 배당을 하지 않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 자체가 법규 위반은 아니고 BIS비율만 맞으면 된다”며 “다만 건전성 측면에서 (배당보다는 이익을) 충분히 쌓아놓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부분의 외국인지분이 60~70%에 달하는데, 외국계 은행만 외국투자 지분이 100%란 이유로 배당을 문제 삼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 역시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내에 글로벌 은행이 없어 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향후 국내 은행이 다른 나라에서 수익을 내고 배당금을 들여올 때 해당 국가가 ‘국부유출’을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국내 두 외국계 은행은 올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배당이 이뤄지자 일각에서는 외국 본사로 돈을 보내기 위해 무리하게 구조조정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해외용역비로 2013년 당기순이익 절반에 해당하는 1390억원, 2012년엔 배당으로 1229억원을 본사에 송금했다. SC은행 역시 배당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 배당을 곧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