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수도 라까는 지금] 주민은 굶주리는데 IS대원은 고액연봉에 부 과시

입력 2014-12-01 16:50
AFPBBNews=News1

이슬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가 수도로 삼은 시리아 북부 라카의 참혹한 실태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라카의 조용한 학살’이라는 이름의 시리아 인권단체 활동가 아부 이브라힘 라카위와의 인터뷰를 통해 굶주림과 치솟은 물가, 공포정치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 생활상을 고발했다. 반면 IS 대원들은 전용병원까지 이용하는 등 풍족 그 자체였다.

라카위는 라카 시내의 ‘천국 광장’에서 매일같이 참수형과 십자가형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5명이나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걸 봤다”며 “주민들은 천국 광장을 이제 지옥 광장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아이러니하게도 시리아 정부군 공습이다. 시리아 공군기는 지난주 라카 인구 밀집 지역을 수차례 폭격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FR)는 이 공습으로 약 95명의 주민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라카위는 실제 사망자 수가 2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공습으로 전기와 상수도가 끊겨 주민들은 유프라테스 강에서 물을 길어 먹는 신세가 됐다. 전기도 하루에 3~5시간밖에 공급받지 못한다. 3배 이상 폭등한 물가로 주민들은 빵조차 마음 편히 사먹지 못하고 무료 급식소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IS 대원들은 이런 비참한 생활과 거리가 멀다. 그들은 하루 종일 전기를 쓰고 막대한 월급을 받는다. 심지어 암시장에 원유를 내다 팔아 하루 300만 달러(33억원)가 넘는 돈을 벌어들인다. 라카위는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주민이 1000가구가 넘지만 IS는 급식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지만 IS 대원들은 최신 설비가 갖춰진 전용병원을 이용한다고 라카위는 덧붙였다.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 영향 아래 있는 주민은 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영국 웨일스에 거주하는 카림 모하마디가 최근 시리아의 IS 본거지에 단신으로 뛰어들어 IS에 가담한 아들(19)을 찾아내 본국으로 데려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