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북인권운동가 신동혁 “북한은 나를 침묵시킬 수 없다” WP에 기고

입력 2014-12-01 16:40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신동혁씨(가운데)가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행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AFPBBNews=News1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신동혁(32·사진) 씨가 30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은 나를 침묵시킬 수 없다(North Korea will not silence me)’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탈북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큰 죄를 지었다”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상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태어난) 14호 관리소를 비롯한 다른 수용소들과 약 12만 명에 이르는 수용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신 씨의 아버지가 등장해 “정치범 수용소는 없었다”거나, 신 씨에게 “당의 품으로 돌아오라”고 말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고, 신 씨는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의 아버지가 맞다고 확인했다.

신 씨는 “14호 관리소에서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었고, 지금 내가 아버지께 느끼는 감정은 탈북 이후에 갖게 됐다”며 “북한 정권에서 주장하는 대로 북한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아버지를 만나게 해 달라는 내 요구를 북한 정권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선전 영상에 출연시킨 데 대해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북한 정권이 아버지를 계속 고문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된데 대해 신 씨는 “구속력이 없고 중국 때문에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실행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채택 자체가 북한 정권에 역사적인 굴욕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