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1월 23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씨 동향 감찰 문건에 담긴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 유포 실체를 인정하고 공식 대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세계일보가 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 언론이 ‘김 실장 사표제출’이라고 보도한 1월 23일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새누리당 의원)이 “김 실장이 ‘몇 차례나 사표를 냈다고 하는 등 왜 나를 흔들려고 하는 거지? 전혀 그런 일 없는데도 (사퇴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참 좀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 “김 실장은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그는 다음날인 24일에도 “김 실장을 흔들어대서 무엇을 얻을지 모르겠다. 특정인을 겨냥해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했음에도 건강 이상이 있다고 하고 정상적으로 일을 하는데 정말 알 수가 없다”며 ‘김 실장 흔들기’ 배후설을 거듭 제기했다.
김 실장이 이 수석을 통해 사퇴설 진화에 나선 것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관련 보고서(1월 6일자)를 작성한 이후다. 김 실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이 수석을 통해 사퇴설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정씨가 지난해 말 청와대 비서관 등과의 송년모임에서 김 실장 교체설을 ‘찌라시’ 등을 통해 유포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정씨 동향보고서를 6일자로 작성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에 보고됐으며, 조 비서관은 홍경식 민정수석에 보고한 뒤 김 실장을 만나 대면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는 또 청와대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공식 문건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찌라시’로 규정하며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은 현 정권의 막후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와 박지만 EG그룹 회장 간 권력다툼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건에 관련된 조 전 비서관과 박모 전 행정관(경찰서 복귀)이 박 회장과 가깝다는 점이 청와대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김기춘 “왜 나를 흔드나” 배후의심 정황
입력 2014-12-01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