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곳 찾습니다” 멀쩡한 우편번호 또 교체

입력 2014-11-30 16:49

우편번호가 내년 8월 1일부터 기존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뀐다. 도로명주소 시행 정착에 맞추기 위해서다. 시민들은 집주소가 또 바뀌는 데 따른 피로를 호소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도로명주소 시행 정착에 맞춰 우편업무의 효율적 추진과 국민 편의증진을 위해 내년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국가기초구역 체계의 우편번호 개편안을 12월 1일자로 확정 고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사용하는 우편번호는 읍·면·동 및 집배원별 담당구역을 나타내는 6자리로 구성돼 있다. 새 우편번호 체계는 5자리로 앞의 3자리까지는 시·군·구 단위로, 뒤 2자리는 일련번호로 구성된다. 우정본부는 국민이 새 우편번호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세대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새 우편번호부 책자를 발행하는 등 국민에게 개편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 새 우편번호 DB 및 전환 소프트웨어 등을 인터넷우체국(www.epost.kr)과 우정사업본부 및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

새 우편번호인 국가기초구역번호로의 전환은 소방, 통계, 우편 등 모든 공공기관이 공통적으로 사용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 국가기초구역 단위가 하천, 철도, 대로 등 객관적인 지형지물을 기준으로 설정돼 우편업무가 더 효율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국민이 우편번호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면서 “새 우편번호가 시행되면 지금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우편물 배달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들은 “꼭 필요치 않은 일을 잘하는 걸 보면 국가가 돈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 아닌가” “도로명 새주소 4000억원에 이어 이번에는 얼마를 날릴까” “1989년도에 5자리에서 6자리로 바꿀 때 우편번호책 아직 안 버렸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