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그 FA시장 폐장 분위기… 배영수 등 6명만 남아

입력 2014-11-30 16:50

프로야구 FA 시장이 두산의 장원준 영입 이후 폐장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지난 29일 FA 최대어로 꼽힌 좌완 장원준이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FA를 신청한 19명의 선수 가운데 13명이 계약에 골인했다. 이들의 몸값 총액은 무려 555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장원준을 비롯해 SK와 4년간 86억원에 계약한 최정 그리고 삼성과 4년간 80억원에 계약한 윤성환까지 지금껏 없었던 ‘80억 클럽’만 3명이나 새롭게 배출됐다.

이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배영수·송은범·이재영(이상 투수), 차일목(포수), 이성열(외야수), 나주환(내야수) 등 6명이다. 그런데, 장원준의 거취가 결정된 이후 FA 시장이 정리되는 분위기여서 이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10개 구단 가운데 한화와 KIA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게다가 남은 두 구단은 몸값 대비 활용도가 떨어지는 이들 선수들에 대해 적정한 수준이 아니면 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6명이 원소속 구단을 제외한 9개 구단과의 협상은 12월 3일까지이다. 이 기간 내에 이적을 확정짓지 못할 경우 12월 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원소속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논의할 수 있다. 원소속 구단으로 돌아갈 경우 우선협상 기간과 같은 대우는 받기 어렵다. 게다가 6명 가운데 일부는 행선지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재 구단들이 FA 영입으로 인해 유망주를 보상선수를 내주는 것이 손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5년도 구단별 재계약 대상 선수를 의미하는 보류선수 553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각 구단의 재계약 대상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모두 64명이다. 이들은 테스트를 거쳐 다른 구단에서 자리를 찾고 새로 시작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라운드와 작별하고 지도자나 전력분석원 혹은 ‘제3의 길’을 찾아 은퇴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롯데에서 재계약 대상 선수로 분류되지 않은 장성호와 LG에서 방출된 임재철은 각각 KT, 롯데에서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삼성에서 대주자와 백업 포수로 활약하던 강명구와 채상병은 각각 전력분석원과 코치로 야구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기로 했다. 두산의 베테랑 타자 김동주는 은퇴 후 코치 제안을 뿌리친 뒤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결정된 것은 없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