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삼년상 계기로 김정은식 새 정치경제 체제 띄우기

입력 2014-11-30 15:31
AFPBBNews=News1

북한이 다음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를 앞두고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년상을 계기로 ‘3대 세습’ 정당성을 선전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기반을 공고하게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9일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에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동상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북한 육·해·공군 및 전략군 등 4군 지휘부에 이들 부자 동상이 세워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공군력이 열세인 북한이 최근 들어 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선대에 대한 우상화를 통해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제1비서는 2012년부터 김 주석이 1945년 항공대를 창설한 11월 29일을 ‘항공절’로 기념하고 있다.

연말 ‘3년 탈상’은 결국 내년에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 개막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30일 ‘2015년 한반도 정세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김 위원장 삼년상을 마친 내년 ‘김정은 시대’를 개막하고, 정치적으로 새로운 통치규범과 권력구조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 창건 기념일인 내년 10월 10일 전후로 각각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유물인 주석, 국방위원장 체제 등과는 차별화된 새 규범이 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자생적인 시장화가 개혁을 압박하고 있다”며 “시범적으로 추진돼 온 각종 경제 변화 조치에 대한 평가, 보완을 거쳐 새로운 경제 방침이 내세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정치·경제 체제 변동 가능성에 대해 “북한 내부 변동의 실증적 증거를 토대로 한 분석인지, 순전히 학술적 전망인지 분명치 않다”며 ‘관망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