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슬프다. 또 법대로 했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지.”
“사람 살자고 법이 있는데, 7살 딸을 위해 성매매라도 한 이 여성의 죽음은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오늘(28일)은 슬픈 금요일입니다. 지난 경남 통영의 한 모텔에서 경찰의 성매매 함정수사에 몰려 24세 여성(A씨)이 추락사한 사건 다들 아시죠? 그 A씨에게 일곱 살 난 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 이제야 알았습니다. 매우 울적하군요. A씨는 떨어져 사는 딸과 함께 살기 위해 아등바등 거리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됐다는군요.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A씨에게 7세 딸이 있다는 소식은 경남 여성인권상담소 조영숙 소장이 이날 YTN과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조 소장은 “A씨에게 부친과 7세 딸이 있다”면서 “딸은 엄마가 죽었다는 것을 아직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조 소장에 따르면 A씨는 열일곱 살 때 딸을 낳았습니다. A씨는 어릴 때 부모 이혼으로 어렵게 살아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 했고 가출을 한 뒤 딸을 낳았습니다. A씨는 딸은 아버지에게 맡기고 성매매 업계로 발을 들였습니다.
A씨가 딸을 마지막으로 본 건 지난달 24일이었습니다. 그날 아버지와 딸을 만났다고 합니다. A씨는 가끔 딸과 밥을 먹고 헤어질 때 눈물을 흘렸다는군요.
조 소장은 A씨가 징역이나 벌금 같은 법적 처벌보다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 (성매매) 여성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게, 우리 사회에서 매우 취약합니다.”
조 소장이 경찰이 이를 악용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여성들의 취약한 점을 노리고 경찰이 표적으로 삼고 손쉽게 진술을 확보해 성매수 남성들을 추적한다”면서 “그래서 저희들은 이런 단속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소장은 이어 A씨가 투신했다는 일부의 보도를 불쾌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이 손님을 가장해 A씨를 모텔로 불렀고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지금 경찰의 진술만 나와 있어요. 피해 당사자가 지금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사정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신이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그건 맞지 않습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10시47분쯤 통영시 광도면 한 모텔 6층에서 12m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6명의 경찰로 구성된 풍속단속팀을 투입해 티켓다방의 성매매 단속에 나섰습니다. 단속팀 중 1명이 손님으로 가장해 티켓다방에 전화를 걸어 A씨와 연락이 닿았고 경찰은 모텔에서 A씨를 만나 현금 15만원을 화대로 전달했습니다.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은 씻으러 가는 척하면서 다른 단속팀에게 연락해 A씨를 현행범으로 붙잡았습니다. A씨는 이후 옷을 입겠다며 단속팀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모텔 창문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슬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계형이라도 성매매는 불법이니 단속대상인 건 맞지만 7살 딸을 홀로 키워낼 수 없는 각박한 우리 사회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법 좋지. 원칙도 좋고. 법대로 하는 거 환영이다. 법대로 하는 거 누가 뭐라고 그래? 근데 그 놈의 법이 사람 골라 가면서 차별하니까 문제지. 누구한테는 솜방망이, 누구한테는 쇠파이프!”
“생계형 성매매 여성이라 더 불쌍하다.”
“아, 불쌍하네요.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어린 나이에 겪었을 좌절과 절망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어떻게 B해서라도 딸을 키우려고 애썼던 그 뜨거운 모성애에 경의를 표합니다.”
“어디 취직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곳은 없고... 서글픈 대한민국의 현주소네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배려는 없고 멸시와 비판만 있는 사회.. 극소수 외에는 전부 약자인 데도.”
어린 나이에 딸을 낳아 열심히 키워보려고 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저 또한 가슴이 미어지네요. 눈물납니다. ‘천국에서는 성매매가 없다하니 편안하소서’라는 다음 네티즌 ‘백리향’의 댓글로 제 심정을 갈음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통영 성매매 추락녀, 그녀에겐 7살 딸이 있었습니다…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4-11-28 20:22 수정 2014-11-28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