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만만치 않다” 낸시랭-변희재 갈등 원인이 된 토론 영상…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4-11-28 16:01 수정 2014-11-28 16:17

“제가 얼마 전에 낸시랭씨에게 트위터에서 협박성 멘션(말)을 날렸는데요.(변희재)”

“아, 그러셨어요? 못 봤어요. 왜 그러셨어요?(낸시랭)”

“전여옥 강용석 나경원 같은 제 친구들이랑 마찬가지인 사람들에게 모독적인 트윗을 날리셨던데요. 아니 어떻게 제 친구들만 건드릴까? 낸시랭씨는 안티 변희재가 아닌가 생각했죠.(변희재)”

“제가요? 근데 그 분들이 (변 발행인의) 친구에요? 아니 같이 술도 안 마시고 밥도 안 먹는데 어떻게 친구에요?(낸시랭)”

오늘(28일)은 팝아티스트 낸시랭(본명 박혜령·35)씨와 미디어워치 변희재(40) 발행인의 이야기가 다시 이슈입니다. 낸시랭씨가 변 발행인과 미디어워치 편집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본격적인 갈등을 겪게 된 건 2012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이 토론을 벌였는데 변 발행인이 낸시랭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나오자 변 발행인이 이후 낸시랭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고 결국 소송까지 벌어졌다는 겁니다.

당시 변 발행인과 낸시랭은 CJ E&M의 온라인채널 인사이트TV에 나와 ‘SNS를 통한 연예인의 사회 참여가 정당한가’를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아니 설전이라기보다는 뭐랄까 약간 두서가 없는 대화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낸시랭은 시종일관 ‘민주주의 국가에서 뉴스 등을 보고 나의 생각을 SNS에 올릴 뿐인데 그걸 변 발행인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안타깝다’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반면 변 발행인은 ‘시사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포털 등 인터넷 뉴스만 보고 판단하면 여론조작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면서 ‘자세하고 구체적인 사정을 알지 못하면서 연예인들이 SNS로 정치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실제로 방송에서 변 발행인은 “한국 연예인들은 대부분 방송 드라마, 방송 CF 등으로 수익을 올리게 돼있다. KBS MBC 이 두 곳이 정부에서 관할할 수 있는 방송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바뀔 수 있고 연예인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김구라씨다. 노무현 정권 때 반대파에 대해 막말을 퍼부어대고 그것으로 인해 KBS 라디오 DJ로 픽업이 됐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 들어 연예인들이 집중적으로 야권 성향의 의견을 내놨다. 결론은 한국 연예인들이 자율적으로 정치참여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합니다.

이에 대해 낸시랭은 “저는 안타까워요. 우리는 정치적 발언 외에도 연예인 얘기, 집안, 경제, 사회, 쓸데없는 얘기 등도 하는데 정치적 얘기를 하는 것에만 왜 예민하게 구는지 궁금하다. 왜 자유롭게 펼쳐진 공간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죠?”라고 반박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탈북자로 이어집니다.

낸시랭은 “얼마 전에 Cry with us(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의 비정치적인 모임)에 참여했다”고 말하자 변 발행인은 “보수우파쪽의 탈북자 운동단체들이 낸시랭씨의 그 참여에 매우 놀랐다. 강용석 전여옥 나경원을 맹공격했던 사람이 왜 거기 왔을까 하고 말이죠”라고 받아칩니다. 이에 대해 낸시랭은 다시 “저는 그런 게 매우 안타깝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왜 하나. 제 의견을 얘기한 것이지 사람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합니다.

변 발행인은 또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운동이 대중화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면서 “오마이뉴스라든지 한겨레, MBC, KBS 같은 북한쪽에 많이 서있는 매체들이 이 운동을 은폐시키려고 한다”고 지적합니다. 낸시랭은 곧바로 “북한쪽에 서 있는 매체가 뭐에요? 그걸 누가 결정했어요?”라고 되묻자 변 발행인은 “이건 언론 쪽으로 깊이 들어가야 되니까. 여기까지만 정리하고…”라고 말하고 맙니다.

이 영상은 지금 인터넷에서 최고 이슈입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영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데요. 사실 낸시랭을 응원하는 댓글이 더 많아 보입니다.

“몸을 드러내며 돈과 명품이 좋다고 스스럼없이 얘기해서 무개념인줄만 알았지만 정말 생각 없는 무개념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유를 찾는 내공 있는 무개념이로군”

이라면서 말이죠. 변 발행인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정한 사상이나 정치적 성향이 전혀 없는 낸시랭을 상대로 정치적인 토론을 벌였으니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 일 이후로 지금까지 두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변 발행인은 특히 판결이 나온 직후 낸시랭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는데요. 두 사람의 갈등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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